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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특집으로 되새기는 일제강점기, 선학의 보국(保國)정신
식목일 특집으로 되새기는 일제강점기, 선학의 보국(保國)정신
  • 김유라 기자, 박지수·김민주 인턴기자
  • 승인 2023.04.04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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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4월호 리뷰
ㅡ 식목일 특집 · 프랑스 연금개혁 반대시위 · 자본의 명과 암
ㅡ 'K-문화콘텐츠' 시리즈, 팬데믹 종결과 함께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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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2023년 4월호 표지

최근 '굴욕외교' 논란과 함께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까지 불거졌다. 설상가상,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이 심해질 전망이다.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요즘, 진정한 보국(保國)의 정신은 어디에서 되찾을 수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식목일을 맞이해, 우리 땅의 나무와 들꽃에 얽힌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람 이름마저 낯선 일본어로 바꿔 불러야 했던 그 시절, 한반도의 식물종은 어떻게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자연스레 이름 불렸던 ‘민들레’, ‘곰취’에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 ‘우리 것’을 지켜낸 선학들의 정신이 깃들어있다.

 

'우리 것'을 지켜낸 선학의 정신

조선박물연구회 창립 소식을 알리는 동아일보 기사(193 3.6. 27.자 기사)

산과 들의 이름 모를 꽃에 이름표를 달다 (조민제)

‘산과 들의 이름 모를 꽃에 이름표를 달다’ 기사에서는 그동안 일제 잔재로 오해받던 식물들의 국명이 실은, 선조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고의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밝혔다. 『조선식물향명집』은 우리 민중이 실제로 사용했던 우리말로 기록되었다. 이는 단순히 명명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와 심사 즉, 사정(査定)에 의해 이뤄졌다. 비록 일제강점기 동안 ‘피지배민’의 이름표를 벗어던질 순 없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식물연구를 통해 민족적 정체성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일제 강점기에 이름표 단 우리의 들꽃들 (최동기)

한편, ‘일제 강점기에 이름표 단 우리의 들꽃들’에서는 최근 식물학계에서 일어나는, 우리 선조들의 노력에 역행하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새로운 연구에 따라 학명이 오적용된 경우를 바로 잡을 때 우리의 정겨운 이름을 외국 자생종에 넘겨버리고 우리나라 자생종에 생경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식물의 국명은 식물학이기 이전에 민중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언어에 속한다. 국권피탈의 상황에서도 우리 식물 이름을 지키고자 했던 선학들의 노고를 헛되이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용서할 자격

소녀상과 나란히 선 강제징용 노동자상 /출처=뉴스1

누구 맘대로 용서하는가? (한성안)

“제3자가 ‘피해자의 동의도 없이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를 용서하고 관용하는 것은 기괴하다.” 경제학자 한성안 교수는 ‘누구 맘대로 용서하는가?’ 기사를 통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책을 비판한다. 그는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기회주의의 경제학’에 빗대어 설명한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주류경제학’,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며 ‘공익과 공동선’을 위해 산다”는 철학을 권한다.

친일종족주의자들의 ‘일본 기억법’ (성일권)

대한민국은 과거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성일권 발행인은 칼럼 ‘친일종족주의자들의 일본기억법’에서 “친일성향을 드러내는 우리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일본의 비상식적 행동에 일조하고 있다고 규탄한다. 행여 누구라도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나 친일세력을 비판하면, 반일종족주의자로 몰아붙이며 ‘반일=친북=좌경=빨갱이’라는 등치 관계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상품화와 알고리즘, 자본의 덫

<대형 금융 거래(High Finance)>, 1923 - 한나 호시

문학의 상품화 (엘렌 링, 이네스 솔 살라스)

서점은 이미 30년 전부터 포화상태였다. 쏟아지는 책의 양만 보면 그만큼 독자들에게 선택권이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독자들의 선택권은 매우 제한적이다. 문학상 수상 띠지를 선물 포장지처럼 두른 소설책들, 유명 소설가의 작품들이 점령한 서가의 책들은 모두 흥행이 보장된 것들뿐이다. ‘문학의 상품화’ 기사에 따르면, 이것은 비난과 개탄의 대상인 과잉생산의 징후이며 현재 문학계가 겪는 획일화를 잘 보여준다. 이런 집단적 표준화와 획일화는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됐을까? 지금이야말로 발터 벤야민의 주장처럼 “진정으로 새로운 것을 새 아침의 고요함과 함께 처음 느껴볼 수 있도록 하는” 단속적인 공상을 재창조해야 할 때다.

알고리즘이 부여한 현대인의 자격 (프랑수아 베고도)

‘알고리즘이 부여한 현대인의 자격’ 기사에 따르면, 자유주의에는 자유가 없다. 우리는 사회로부터 휴대폰을 살 것을, 은행계좌를 만들 것을, 또 인터넷을 할 것을 은밀히 요구받는다. 그것들 없이는 경제활동을 하지도 직업을 구하지도 수행하지도 못하니 말이다. 휴대폰 없이도 여러 세기를 살아낸 인간이지만 어떻게 어느 순간 나타난 원하지도 않았던 물건에 이토록 모두가 환장할 수 있는가. 그건 휴대폰이 기존의 물건에 더해진 게 아니라, 기존의 물건을 대체해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맹목적 숭배를 부르는 완벽한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핵심 조종자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4월호는 이밖에도 '창간 14주년 K-문화콘텐츠' 시리즈의 마지막 기사를 다루었다. 한국 문화콘텐츠 부흥기를 맞아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던 'K-문화콘텐츠' 시리즈는 그간 게임, K-팝, 드라마, 영화, 웹툰과 문학까지 다양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시리즈의 대미는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문화콘텐츠, 21세기의 의식과 현상' 기사가 장식했다.

또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 브누아 브레빌은 자신의 칼럼 '국민의 분노, 정부의 고집'에서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도 강경한 원인을 짚었다. 

 


 

<르몽드 디프로마티크> 4월호 목차

 

 


글 · 김민주, 김유라,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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